비싸지 않아도 좋은 것들이 있다. 아침에 마시는 커피 한 잔. 오래 쓴 펜이 드디어 잉크가 떨어져서 새로 산 펜. 아무도 없는 카페에서 혼자 앉아 있는 한 시간.

이런 것들을 나는 '작은 사치'라고 부른다. 사전적 의미의 사치는 아니다. 돈이 많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그걸 누리는 순간만큼은, 분명히 특별한 기분이 든다.

좋은 것들은 꼭 비쌀 필요가 없다. 다만 그것에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얼마 전에 노트를 하나 샀다. 아주 비싼 건 아니었는데, 표지가 마음에 들었다. 집에 돌아와서 처음 펼쳤을 때의 그 느낌 — 종이 냄새와 빈 페이지가 만들어내는 기대감 — 이게 작은 사치다.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

작은 사치의 핵심은 사실 돈이 아니라 주의다. 같은 커피라도 정신없이 마시면 그냥 카페인이지만, 잠깐 멈추고 온도와 향을 느끼면 완전히 다른 경험이 된다.

이걸 깨달은 건 꽤 최근이다. 예전에는 좋은 경험을 위해 돈을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좋은 레스토랑, 좋은 숙소, 좋은 물건. 물론 그것들도 좋다. 하지만 일상에서 매일 그렇게 살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요즘 의도적으로 작은 것들에 집중하는 연습을 한다. 아침에 커피를 내리면서 물의 온도를 느끼고, 걸어다니면서 발바닥이 땅을 밟는 감각을 느끼고, 좋아하는 음악이 나오면 잠깐 하던 일을 멈추고 듣는다.

수집의 기쁨

좋아하는 것들을 수집하는 것도 작은 사치다. 꼭 물건이 아니어도 된다. 좋은 문장, 마음에 드는 사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노래들.

이 사이트도 그런 수집의 일부다. 글을 쓰고, 만든 것들을 정리하고, 요즘 관심 있는 것들을 기록한다. 나중에 돌아봤을 때 "아, 그때 나는 이런 것들을 좋아했구나" 하고 알 수 있도록.

작은 사치는 결국, 자기 자신에게 충분히 집중하는 시간인 것 같다.